야정 황인철 HWANG Inchul 1955
세계의 地盤, 그 母胎로의 回歸
황인철은 금속공예의 정통성으로부터 출발하여 조각개념과의 합일을 거쳐, 결과적으로는 공예지평의 확장이라는 과제와 씨름해 왔다. 근본적으로는 ‘母胎의 回歸’라는 말로 압축, 요약할 수 있다.
1992년 황인철 금속조형전 평론에서 윤진섭 (미술평론가)
유기적 원초주의(原初主義)의 조형세계
인체, 특히 여체가 그것이다. 그것이 반드시 형상적인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은유적인 것이라 치더라도 그 모티브가 추상화되어 풍기는 브론즈 특유의 투명한 촉감은 차라리 육감적이기까지 하다. 뿐만 아니라 황인철의 조형적 기본특성으로서의 시작도 끝도 없는 매킴없는 율동적 곡선의 묘미는 조각가 황인철의 본질적 특성으로서 앞으로도 길이 간직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1995년 황인철 환경조형전 평론에서 이 일 (미술평론가)
원초적 형상과 유기적 구조의 통합
황인철의 화력을 보면 실험적 작업을 계속적으로 실천해 온 작가임을 알 수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부지런한 작가이며 다작(多作)을 실행해온 정력의 소유자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그의 작업에 보편적인 장르의 영역과 그를 둘러싼 방식에 국한하지 않고 작품에 자신을 맡김으로써 의도성과 우연성을 동떨어진 것으로 보지 않는 거리를 유지시켜주고 있다. 사실 그의 작품들은 하나의 일관된 방법상의 논리를 통해 전 시기의 작업을 비평해 내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조각이나 공예 그리고 설치 등 제각기 다른 표현 영역들의 형식과 내용 사이의 투명성을 흐려 놓음으로써 장르파괴의 위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황인철 환경조형전 평론에서 김영호 (미술평론가)
황인철의 작품, 격정과 토로의 세계
육감적인 선과 그 선으로 인해 양감을 지니는 불룩한 부분들, 이것이 황 인철 작품의 특징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양식상의 어떤 매너리즘도 찾아보기 힘들다. 선과 양감의 구비치는 놀라운 처리는 하모니를 향한 그의 욕구를 일러준다. 이는 동시에 상징의 과도한 지배로부터 벗어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결과이기도 하다.
2005년 서울 국제 아트페어 평론에서 제라르 슈리게라 (프랑스 미술평론가)
영원한 생명의 시뮬라르크
황인철의 최근 작품들에서 보이는 두드러진 변화는 그동안 집착했던 원초적 형상들이 어떤 구체성을 띠고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 형상들은 대게 새, 물고기, 소 같은 동물들과 때론 인간의 얼굴 등을 상기시키지만, 어떤 특정한 대상들에 종속되지 않고 두 개 이상의 개성체들이 결합하여 기묘한 형상을 띠고 있다.
작가 특유의 우뇌적 상상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기묘한 이종교배에 의해 탄생된 특수한 생명체들은 본래의 고유성을 상실하고 새로운 생명력에 귀속된다. 그럼으로써 그것들은 재현적 기능에서 벗어나, 현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시뮬라르크(가상물)로 탄생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뮬라르크로서의 그의 작품은 모더니즘의 경직된 환원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활기를 던져주고 있다.
2007년 황인철전 평론에서 최광진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