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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작가

신건우 SHIN Keon Woo 1986

SNS
 신건우

장르

컨템포러리 아트, 순수회화

평론글

신건우 여덟 번째 개인전
PRESENT
전시 서문

여행, 그림, 그리고 선물 배민영 (예술 평론가)


딱 1년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프로젝트 발표의 일환으로 라이브 드로잉을 할 즈음만 해도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의 타이틀 ‘의미 있는 지점에서 멈추기’는 작업과 그 안의 광경을 대하는 스스로의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이후 급변하는 상황들은 그와 관련해 더더욱 많은 것을 생각게 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3월에는 이곳 삼청로의 모든 갤러리가 휴관에 들어가면서 작가는 길의 입구라 할 수 있는 동십자각에서 라이브 드로잉 ‘난 한 동안’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했다. 해외 레지던시로 나가는 길이 막혔지만 대구 수창청춘맨숀에 입주해 여름을 나기도 했다. 코로나 대유행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은 직후였던 데다 오랜만에 ‘장기 체류’를 하게 된 터라 그곳이 고향이었음에도 묘한 ‘타향감’을 느꼈다고.

캐나다, 서울, 그리고 프랑스 등에서 작가 생활을 이어온 신건우 작가는 그간 도시 정경들(cityscapes)을 통해 자신이 인식하는 색감과 상징적 오브제들을 강조하며 ‘이미지로서의 시간’을 그려왔다. 이는 상상력으로 현실을 재해석하는 시각 예술의 보편적인 작동 원리를 작가 나름대로 활용한 것이었고, 특히 프랑스 레지던시 생활에서 영향 받은 ‘Forest City’ 연작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그간 밖에서 담아온 모습들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에 더욱 골몰하게 되었다. 특히 수창청춘맨숀 입주 당시 대구 계명대학교 캠퍼스를 거닐며 느낀 ‘타향감’은 엉뚱하게도 이탈리아에서의 기억으로 작가를 소환했다고 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2019를 둘러보던 초여름, 유람선에서 바라본 Fondazione Prada Venezia의 모습을 에스키스로 옮겨놓은 것은 역시 그림이 사진, 영상 원본과는 다른 추억의 풍경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즈음부터 작가는 ‘지금’과 ‘선물’ 관련하여 “Present is present(지금 이 순간이 선물)”이라는 기존의 보편적인 격언과는 조금 다른 등식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작가노트의 핵심 부분을 해석,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여행의 기억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그림은 그것을 ‘현재’로 데려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선물하는 것은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네 번째 도시 정경 연작인 ‘Gold City’는 프라다 재단 미술관에 대한 관심을 도시만 옮겨 Fondazione Prada Milano를 그림으로써 신비로운 금빛 벽면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특히 빛의 각도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는 iridescent gold를 사용하여 고유의 마티에르를 보여주는 이번 신작들은 여행을 뺏긴 시대 그림과 선물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게 미래의 복을 기원하자는 대중적 메시지도 담고자 원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트 프린트와 굿즈 이벤트로도 차림새를 갖추었다. 이는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그저 듣기 좋은 역설적 구호가 아닌 모두의 실질적 생존 전략 원칙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도 피해나갈 수 없는 소구 방법일 것이기에, 그간 보여준 세계관 위에 쉽고 친근한 매력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신건우 작가의 이번 전시가 대중 감상자들과 예술 소비자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시장을 집안처럼 꾸민 이유도 인테리어적인 측면에서 작가가 바라본 건축적 풍경이 안으로 들어와 이국적이면서도 일상 친화적인 공간으로 스며드는 연출 의도와 다르지 않다. 이는 “추억의 재현, 상상의 가미를 통해 현대미술이 꼭 어려운 의미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곁에 두고 싶은 ‘그림’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줄 때가 지금”이라는 작가의 말에 따른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평면 회화가 가진 입체성과 그만의 질감을 더 기분 좋게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과거는 현재의 미래이기도 하다. 세상이 멈춘 듯한 요즘, 그의 미디어 작품 <The Walker>의 자아처럼 오히려 ‘멈추지 않는 시간’을 더욱 실감하고 종횡하는 상상력으로 만나는 예술적 교감을 선물하며,

Keep walking.



신건우 작가론 
적당한 거리에 서서 시간을 바라보기 
개인전 <Walking Narratives> 에 부쳐



2016년 11월 첫 개인전 <셀프 장례> 이후 1년 9개월 만에 여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당시 신건우 작가는 그간의 개인적인 틀에서 좀 더 벗어나 새롭게 삶과 사회를 대하는 태도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작가는 스스로 좀 더 부서졌고, 부딪쳤다.
자신의 시간 안에서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삶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가고자 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를 다시 회상해보았고, 자신이 경유해 온 도시에 대한 추억도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살고, 또한 오가는 도시들에 대해서도 보이지 않는 주체들이 시스템적으로 엮여 있는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장소’라기보다는 복잡한 ‘현상’으로 읽혔다. 그래서 머리가 아파왔다. 작가는 괴로웠다. 그러나 두통은 대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두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다. 그것을 이따금씩 진정시켜주고 그 어떤 판단들도 무책임한 방식으로 유보해줄 수 있는 방법은 산책뿐일 때도 많았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때로 내가 스스로를 어설프게 치장하는 데에만 바쁜 게 아닌지 생각하며 민망해진다. 그리고 사실은 그 치장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그 사실을 모른 채 내가 꽤 발전했다고 자위한다. 그것은 어쩌면 도시의 역사와 닮았는지도 모른다. 도시는 너무나 오만하고 동시에 아둔하다. 그래서 이따금씩 무언가가 폭로되어야만 각성에 이르는 바보와도 같다.”작가에게 산책은 매우 열등한 행동인 동시에 가장 고차원적인 행동으로 인식된다. 그것은 도시의 현상에 기생하는 미디어와도 비슷하다. 미디어는 정보의 산책이며, 일상 속에 침투한 강박적인 여가의 산책이다. 우리는 그로부터 숨 쉴 틈을 얻는다. 그 틈에 이슈가 있고, 하이라이트가 있고, 사건과 사고가 있다.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웅덩이가 있고, 전쟁이 있으며, 끊임없는 성곽과 계단이 있다. 글자 없는 교본이 있고, 또한 통찰이 있는 듯하다. 주체와 객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작가는 인물을 배제하고 초현실적 상황을 하나의 무대장치처럼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그것은 산책을 하며 만나게 되는 무책임한 풍경을 닮았다고도 한다. 여기서의 무책임성이란 도덕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객체가 작가 자신에게 최대한 가치중립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가령 붉은 성벽은 인류 역사가 관통해 온 희생과 잔인함을 연상하는 핏빛을 띠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문명을 비판하기 위해 설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바닥에 쇠기둥을 꽂는 행위는 시추, 수표, 말뚝, 분수 등 문명의 여러 행위들을 연상하게 한다. 그에 대해 작가는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적인 관점보다는 헤테로토피아적인 관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내러티브가 하나의 장면으로 정지되면서 맥락을 갖고 있는 여러 시간의 조합, 그러니까 헤테로크로니아적인 상황을 꿈꾼다고 말한다.
그의 바람을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증거는 의외로 굉장히 기본적인 요즘의 현상들에 있다. 오늘날 우리는 점점 ‘나이’라는 개념에 대해 해체적인 사고를 갖고 살아간다. 이제 열 살 이상 차이 나는 사람들끼리 나이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은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많아졌다. 그것은 도시가 가파르게 발전하면서도 그 속도가 누적되어 서로 충돌하다 못해 이상하게 병존하는 모양과도 같다. 어떤 건축물들은 수명을 다해 재개발을 기다리며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꿈꿨던 허상을 온 몸으로 보여주지만, 그것이 또 다시 10년 이상 지속되며 공실과 재사용을 반복하는 이상한 시간의 흐름을 감내하는 것을 보며, 작가는 인간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현대 도시 이전에도 시간의 속도가 조금 달랐을 뿐 인간이 자연 위에 어떤 문명을 축조하고 공허한 시간과 뜨거운 시간을 오가며 경험했을 여러 결의 내러티브에도 항상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주체와 객체, 그리고 정치적 기록으로 인해 언제나 도덕과 준거가 있었을 것이고, 거기에서 이탈된 자들은 현대에 들어서도 ‘현존재’로 살아갈 수 없는 시간 속에 있었을 것이라고 작가는 관망자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시간의 유한성과 영속성을 논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고 작가는 반문한다. 조금 이분법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촌스러운 것이다. 지방의 주요 도시를 떠나 한 나라의 수도로 온 작가는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다시 한 주요 도시에 잠시 살면서 또다시 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최대 도시에 대한 동경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곳에 살고자 했던 그의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대신 그 꿈은 새로운 꿈을 꾸게 했다. 환상성. 즉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자신이 나고 자랐던 도시가 사실은 이 땅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무척이나 ‘부정적인’ 평가들과 책임들이 점철된 것이었다. 그 뒤에는 무기력함도 있었다. 그에 대해 작가는 정치적 현상임을 부정하지 않되, 그것을 또 다른 관점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것이 추상과 초현실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인류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기득권에 대한 쟁취 욕구와 보전 본능, 그리고 반복되는 실수라고 결론짓게 되었다.
성벽의 아치문은 로마시대 때부터 내려온 효율성과 자부심을 보여준다. 또한 반복적인 계단은 도시와 문명의 집착, 즉 정신병적인 현상을 보여준다. 그것은 최근작에서 더 많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중턱마다 성벽이 있는 것은 스케일이 크게 하려는 의도는 정신병적인 것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한다. 즉 현대 이후의 미술에서 조금은 의무적으로 행해 온 원근법에 대한 부정을 다시 부정하면서, 그 성벽이 사실적인 모양을 하며 산을 넘어오고 있지만 결코 사실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이미 우리 안에, 보이지 않지만 뚜렷하게 남아있는 무의식의 역사적 요건들 – 정복욕과 두려움, 함성과 고요함, 역동과 정지처럼 대립항이 긴장 관계를 이루며 병존해 온 모습을 실체화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늘 ‘진보’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앞을 보면서도 마치 뒤를 돌아보듯 미지의 세계로부터 넘어오는 두려움을 관망하고 있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신건우 작가에게는 난독증이 있다. 그래서 이반 카포티의 설치 <난독증>을 만났을 때 더 흥미를 가지고 바라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전작인 <역사>와 함께, 그것들이 은유하는 바에 찬사를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카포티가 표현하는 망각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입장이라고 한다. 카포티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이 말하는 망각과 유사한 개념이며 그것은 비판을 넘어 하나의 염세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역사를 바라봄에 있어 그 생각에 기반하되 조금은 다른 대안적인 생각과 표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랑시에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화의 시간이 서사의 시간 안에 기입하는 퍼포먼스의 시간이다.”그것은 바로 ‘상황situation’의 희소성을 논하는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 상황은 목격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상상되는 것이다. 작가는 역사 속에 다양한 층위의 인물들 중 어떤 이들에 집중해 그리는 것보다는 ‘보편적인 흔적’으로서의 상황을 상상하는 것이 ‘이야기’의 배경이며, 그만의 희소성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캔버스 위에서 역사에 대한 이미지가 되고, 하나의 관점이 된다. “내가 설명을 못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놓고 싶다.”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시간을 초월하는 내러티브로 다가가기를 바란다. 역사의 특정 주체나 상황에 함몰되는 것은 도시가 가진 오만함을 답습하는 일일 뿐이므로, 적당한 거리에서 그 시간을 산책하듯이 보면서 장소를 현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눈을 갖고자 하는 작가의 생각이 감상 대중에게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글 배민영 갤러리서울 대표, 계간 <취향관> 편집장

Featured Artworks “신건우” 작가의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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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city(normandi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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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x 116.0 cm (35.8 x 45.7 in)

캔버스, 아크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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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Sch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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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x 53.0 cm (17.7 x 20.9 in)

캔버스, 목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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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Nar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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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x 73.0 cm (24 x 28.7 in)

캔버스, 목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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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신건우

Bio

  • 2021 <PRESENT> 갤러리조선, 서울, 대한민국
  • 2020 <건축적 풍경> YOONION ART SPACE, 위례, 대한민국
  • 2020 <난 한동안, 새 활짝 피었다 질래> 동십자각 지하보도 공사현장, 서울, 대한민국
  • 2019 <RETRO> Coutances Art Center, 노르망디, 프랑스
  • 2019 <BOYS BE AMBITIOUS> 스페이스55, 서울 대한민국
  • 2021 <DMZ문화예술삼매경;Remaker> 아트호텔 리메이커, 강원문화재단, 강원도 고성, 대한민국
  • 2020 <AC 1년, 그래도 괜찮은 하루> 비영리 공간 싹, 대구, 대한민국
  • 2020 <Open Studio> 레지던시 결과발표, 수창청춘맨숀, 대구, 대한민국
  • 2020 <Tautology> 호리팩토리, 서울, 대한민국
  • 2019 <미래의 기억들> 퐁데자르 갤러리, 송추, 대한민국
  • 2019 <사과나무 아래에서> Coutances Art Center, 노르망디, 프랑스
  • 2021 <DMZ문화예술삼매경;Remaker> 아트호텔 리메이커 참여작가, 강원문화재단, 강원도 고성, 대한민국
  • 2019 <Lost And Found> 설치 디렉터, 취향관, 서울, 대한민국
  • 2018 <강원국제비엔날레> 설치 인력, 강릉, 대한민국
  • 2017 <강원국제비엔날레> 리뷰이, KT&G상상마당 춘천, 대한민국
  • 2020 <MMCA 현대차 시리즈 2019 : 박찬경 – Gathering> 팀플프로젝트<Just Modern>, 라이브페인팅,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대한민국
  • 2019 <ART JEJU 2019> 메종 그랜드 호텔, 갤러리 퐁데자르, 제주
  • 2019 <DESIGN ART FAIR> 예술의 전당, booth4 Artist, 서울
  • 2021<고성군> 강원문화재단 강원도 고성, 대한민국
  • 2019<테크마린> 서울, 대한민국
  • 2019<금성철강> 대구, 대한민국
  • 2019<케스넬 모리니에르 미술관> Musée Quesnel-Morinière 노르망디, 프랑스
  • 2019<Coutances Art Center> 노르망디, 프랑스
  • 2017<갤러리이앙> 서울, 대한민국
  • 2020<수창청춘맨숀> 레지던시2기 입주작가, 대구, 대한민국
  • 2019<꾸탕스 아트 센터> 레시던시1기 입주 작가, 노르망디,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