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은 LEE Kangeun 1966
이강은의 판화전공 경력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페인팅 작품들과 달리 두 화면이 결합된 그의 작품은, 언뜻 뚫린 구멍에 잉크를 밀어 넣어 찍어낸 공판화(空版畵)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대개 1차적인 표면의 이미지들을 살펴보면 테두리가 하나같이 깔끔하고 매끄럽게 정리되어 있고, 그 이미지 면적만큼 공간의 색이 비친다.
그렇게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형상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우선 작품의 제작방법을 살펴보자. 첫 순서로는 보통의 회화작품처럼 캔버스 바탕에 아크릴 물감으로 이미지를 그린다. 이때 특정한 형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무의미한 색면 추상화면으로 일단락 지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유리판 혹은 아크릴판 전체에 밑칠을 하고, 이어서 그 칠해진 면의 물감을 드로잉 하듯 원하는 형상에 따라 지워낸다. 마치 공판화 과정에서 스케치 한 형상을 칼로 오려내어 구멍을 만드는 과정과 흡사하다.